제법 쌀쌀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겨울의 초입.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의 시간들 속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 올 한해 유나가 건넨 예쁘고 스윗한 이야기들은 또 무엇이 있을까.

1. 최선(最善)



저는 늘 잘 하지는 못했지만 늘 최선을 다했다고는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 180107 Season of GFRIEND

여자친구는 2018년 두 번의 콘서트를 개최했고, 팬들과 호흡하며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다. 긴 여정의 마지막에는 늘 소감이 뒤따랐다. 무대에서 바라보는 팬들의 예쁜 눈빛, 타이틀곡을 녹음할 때의 마음가짐, 힘들었던 그 언젠가의 기억 등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한마디는 "늘 잘 하지는 못했지만 늘 최선을 다했다"는 이야기였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참으로 유나다운 소감이었다. 진심과 진실이 가득했다. 아이는 보이는 순간, 보이지 않는 순간 모두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최고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 분명하다.


2. 영원이라는것은

버디 : 좋아하고 응원한다는 말이 하고 싶었고 영원하진 못하겠지만 오래 함께해요.
유나 : 에이 왜요, 영원한 건 있어요.
- 180729 일산 팬싸인회 (트위터 최탱 @taeng_choi님 후기)

유나는 가끔 듣는 이의 머리를 띵하게 하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슬럼프를 바라보던 시선이 그랬고, 언니가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이 그랬다. 올해 내 머리를 가장 띵하게 했던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다. 영원하진 못하겠지만 오래 함께 하자는 팬의 말에 "영원한 것은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관심 있는 것들이 워낙 많아 여러 분야의 덕질에 발을 담가봤고, 여러 번의 시작과 끝을 겪으며 자연스레 '영원한 것은 없다'고 믿어왔다. 그렇지만 '영원한 것은 있다'는 유나의 대답을 보며 당연하게 그렇게 생각해왔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아직 이 덕질의 끝을 겪은 것도, 끝이 다가온 것도 아닌데 섣불리 마지막을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유나의 예쁜 마음, 유나를 아끼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쩌면 그 영원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게 되는 밤이다. 


3. 그대와 함께한 순간

쏘유주 : 유나야 데뷔하고 나서 가장 최고의 순간을 언제라고 생각해?
유나 : 최고의 순간..? (곰곰)
쏘유주 : 응. 최고였던 때나 아니면 가장 좋았던 때?
유나 : 음.. 버디와 함께한 순간들?
- 180505 명동 팬싸인회

So, 유주 개설 2주년을 기념해 팬들에게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유주의 최고의 순간을 물었고, 많은 답변을 받았다. '최고의 순간'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본인에게 직접 질문을 하기도 했다.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특정한 순간을 언급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살짝 아쉽기도 했다. 그러나 멘트를 정리해 영상을 만들며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팬들이 꼽은 순간들 하나하나가 유나에게는 모두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던 셈이다. 버디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소중했다는 것을 왜 그땐 이해하지 못했을까. 나의 짧은 생각과 어리석음을 개탄할 뿐이었다.


4. 내가 더 잘할게


버디! 너무 많은 축하를 받은 것 같아서 수다쟁이 유주도 오늘은 뭐라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머릿속이 막 복잡한데, 이 복잡함 마저 행복한 고민이 되어버린 10월 4일을 만들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긴 말 필요없이 내가 더 잘할게. 다들 태어나줘서 고맙습니다.
- 181004 공식 인스타그램

브이라이브 방송으로 생일을 축하하던 예전과는 달리 올해는 인스타그램 사진이 올라왔다. 종이에 직접 쓴 손글씨를 들고 찍은 사진들이었다. 유명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로맨틱했다. 멘트 하나하나가 모두 고맙고 소중했지만 특별히 두 개의 멘트를 꼽고 싶다. 하나는 '내가 더 잘할게'라는 멘트다. 내가 더 잘할게, 짧지만 이보다 더 고마운 이야기가 또 어디 있을까.

또 하나는 '태어나줘서 고맙습니다'. 아이는 좋은 날, 행복한 날 항상 버디를 향한 축하를 아끼지 않는다. 컴백 첫 행사나 싸인회에서는 늘 스스로보다 버디에게 먼저 "컴백 축하해요~"라는 말을 건넸다. 본인의 생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해피버스데이'가 아닌 '해피버디데이'라고 할 만큼 유나는 항상 팬들을 먼저 챙겼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생일을 맞은 스스로에게 축하를 할 법도 한데,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인사의 주인공은 유주 본인이 아닌 팬들이었다.


5. 열과 성을 다해

Q. 어떤 식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나요?
A. 선생님과의 수업 외에도 개인적으로 단어를 많이 외우려 노력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일본어 단어는 がんばり屋さん(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
- 일본 팬북 「Memoria of GFRIEND」 中

유나는 늘 노력하는 사람이다. 발군의 노래 실력을 가졌지만 항상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멤버들보다 조금 느린 안무 습득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다. 팬이라면, 아니 팬이 아니어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단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발행된 일본 팬북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일본어 단어로 がんばり屋さん(간바리야상, 노력가)를 꼽았다고 한다.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정말 유주다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유나는 자신의 영어 이름으로 '신시아'를 가장 많이 사용했는데, 영미권에서 주로 사용되는 철자 Cynthia가 아닌 Sincere를 썼다고 한다. Sincere는 '진실된, 진심 어린'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아이의 성실함은 최근 발행된 월간 윤종신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일을 준비하는 타입을 묻는 질문에 '꼼꼼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땐 쉬어가도 좋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는 와중에도 나름의 여유를 잊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